항목 ID | GC056019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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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流頭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전라남도 화순군 |
집필자 | 박종오 |
[정의]
전라남도 화순 지역에서 음력 6월 15일에 행하는 풍속.
[개설]
유두(流頭)는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다.’는 뜻인 동류수두목욕(東流水頭沐浴)의 약어이다. 유두 무렵은 새로운 과일이 나고 곡식이 여물어 가는 시기이기다. 따라서 유두에는 조상과 농신(農神)에게 햇과일과 정갈한 음식으로 차례를 지내기도 하고, 시절 음식을 먹으면서 쉬기도 하였다.
[연원 및 변천]
유두는 신라 때부터 있어 온 명절로 알려져 있다.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 “신라와 고려 때 사람들은 남녀가 술과 음식을 갖추고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서 옛날 진유(溱洧)의 풍속처럼 머리도 감고 잔치를 열면서 즐기고 상서롭지 않은 것들을 물리쳤다. 고로 이 날을 유두라고 한다. 이후로 이러한 풍속은 없어졌지만 이로 인해 명절이 되어 지금까지 지켜지고 있다.”고 기록하여 그 유래를 짐작케 하고 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밀가루를 반죽하여 구슬 모양의 누룩을 만드는데 이것을 유두 누룩[流頭麯]이라고 한다. 거기에다 오색 물감을 들여 세 개를 이어서 색실로 꿰어 차고 다니며, 혹 문 위에 걸어 액을 막기도 한다.”라고 하여 액막이 풍습에 대해서 기록하고 있다. 화순 지역에서도 이날 논밭에 제를 올리거나 아침 일찍 들에 나가는 것을 삼갔는데, 지금은 많이 약화 되었다.
[절차/풍속]
유두날은 그해 농사의 수확량을 용신님이 정해주는 날이다. 따라서 대부분은 이날 아침에 들에 나가지 않는다. 그러나 이날 많은 수확량을 점지해 달라는 의미로 들에 나가 제를 모시는 경우도 있다.
화순군 동복면 가수리의 경우에는 아침 일찍 나물과 밥, 술을 차려서 용신제를 모신다. 용신님이 이날 농사의 수확량을 정해주기 때문에 용신님을 대접하기 위해서이다. 식전에 나물과 밥을 차려서 자신의 논 가운데 가장 토질이 좋거나 평수가 넓은 논에 가서 상을 차려 절을 하고 가져간 음식을 땅에 묻는다. 그리고 그날 하루는 논일을 하지 않고 집에서 쉰다고 한다. 동면 천덕리에서는 아침에 떡을 해서 밭에 차려 놓는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용신님에게 농사가 잘 되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전라남도 화순군 춘양면 양곡리 단양 마을에서는 남자들 중에 아침 식전에 일찍 들에 나가 밀개떡 등을 차려놓고 고사를 지내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날 여자들은 절대 들에 먼저 나가지 않는다고 하는데, 동복면 가수리에서는 이날 들에 나가 제를 모시더라도 절대 부엌데기[여자]들은 들에 나가면 안 된다고 한다. 여자들이 들에 나가면 용신님이 더 많은 수확량을 점지해 주고 싶지만 말이 많은 여자들이 방정맞게 말을 하기 때문에 꼭 그 만큼만 점지해 준다는 것이다. 춘양면 양곡리 단양 마을의 경우에도 유두날 오전에 논이나 밭에 나가면 곡식이 여물지 않는다고 하여 들에 일찍 나가지 않고, 오후 늦게 나간다고 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화순 지역에서는 이날 강냉이를 쪄먹는다든가, 밀개떡을 해먹으면서 하루를 쉬기도 하고,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제를 올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절대 여자들이 들에 먼저 나가지 않았는데, 이는 농신님이 그해 수확량을 점지하는 날이기 때문에 여자들의 입방정을 염려해서이다. 이처럼 유두에 행하는 풍속은 한 해 농사가 결정되는 시기인 만큼 행동거지를 조심하면서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