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5002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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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兆金-洞祭 |
영어음역 | Jogeum Maeul Dongje |
영어의미역 | Jogeum Village Tutelary Festival |
이칭/별칭 | 조금마을 거리제,조금마을 거래제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제 |
지역 | 전라남도 진도군 진도읍 남동리 조금마을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옥희 |
[정의]
전라남도 진도군 진도읍 남동리 조금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올리는 제사.
[개설]
조금마을에서는 매년 음력 1월 14일 밤 11시부터 마을제사를 지내는데, 이를 거리제 또는 거래제라고 부른다. 거래제에 대한 정확한 유래는 알려져 있지 않으며, 그 달에 마을에 초상이 나거나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면 다음 달 보름으로 제를 연기한다. 다음 달에도 궂은 일이 있을 때는 그 해의 제를 지내지 않는다.
제사가 끝난 후에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해초를 넣은 오곡밥을 대문 앞에 놓아두는 것이 특징이다.
[신당/신체의 형태]
제사를 지내는 곳은 마을회관이다. 제사를 지내는 대상은 특정하게 정해져 있지는 않으며, 마을 주변을 떠도는 잡신을 위로하고 마을의 평안을 기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제관의 선정 및 역할]
제관과 제물을 장만할 사람은 일주일 전 마을의 개발위원회 회의를 통해 선정한다. 제관은 나이 많은 남자 어른 중에서 한 사람을 선정하고, 제물장만은 나이 많은 여자 어른들 중에서 유고가 없고, 활동력이 있는 분으로 세 사람을 선정한다.
조금마을에서는 얼마 전부터 이한수(남, 75세)와 오유선(남, 78세)이 번갈아가며 제관을 맡고 있다.
[절차]
음력 1월 14일 낮에 제물을 장만하는 사람들(여성들)은 제물을 장만해놓고 각자 집으로 돌아간다. 제사에는 여성들이 참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제사에 참여하는 사람은 제관 한 명과 이장을 포함하여 5~6명 정도이다. 제사를 지낼 때에는 주민들도 조심하느라고 회관에 오지 않는다.
일반 기제사와 마찬가지로 밤 10시경부터 설상을 시작한다. 향을 피우고 제물을 진설한다.
진설이 끝나면 술을 올리고 절을 한 후 구축을 한다. 축문은 원래부터 없었다. 구축의 내용은 ‘장날에 비 안 오게 해주고 마을 사람들 건강하게 해주라’는 것이다. 이후에는 제관이 소지를 올리고, 참여한 사람들이 음복을 하는 것으로 제사 절차는 끝난다.
제사가 끝나면 파래, 모자반, 메생이 등 해조류와 오곡(쌀·보리·수수·차조·모조)을 넣은 밥을 회관 입구에 놓으며 “거래제!” 하고 외친다. 작년(2004년)까지는 90여 가구가 넘는 집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했으나 올해부터는 회관 앞에서만 하기로 마을회의에서 결정했다. 주민들의 연령이 노령화되어 참여할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제물/용품/제구]
장은 이장이 물목기대로 본다. 이 마을이 장터마을이기 때문에 장날 모든 것을 준비해둔다. 장을 볼 때 상인들이 공을 들이기 위해 공짜로 물건을 주기도 한다. 장을 볼 때 특별한 금기사항은 없다.
제물장만은 당일 회관에서 한다. 제물을 장만할 때에는 사람들의 출입을 금하고 선정된 세 사람만이 제물을 준비한다. 예전에는 음식을 준비하는 장소가 따로 있어서 그곳에서 음식을 장만하여 회관으로 옮겼으나 6년 전에 경로당이 생긴 후에는 마을회관에서 제물준비를 하고 있다. 제기는 회관에 있는 그릇을 사용한다.
제물로는 메 한 그릇, 탕 한 그릇, 백설기(시루째 놓는다), 돼지머리, 나물 세 가지(도라지·시금치·숙주나물), 포(오징어), 전이 오른다. 술은 소주를 올린다.
[부대행사]
금줄은 5일 전에 치는데, 거리제를 지내는 마을회관 앞에만 친다. 금줄은 왼새끼로 꼬며 이장이 친다. 작년(2004년)까지는 회관 앞에 황토도 놓았으나 올해는 금줄만 쳤다.
거리제가 끝나고 다음날인 보름에는 부녀회에서 음식을 장만하여 온 주민이 나누어 먹는다. 10여 년까지만 해도 이 날 하루는 윷놀이도 하고 걸굿도 치면서 즐겁게 놀았으나 걸굿을 칠 사람이 없게 되자 중단되었다.
[금기]
제관과 제물장만하는 사람으로 선정되면 초상집 등 궂은 장소에 가지 않고, 궂은 것을 보지 않고, 궂은 음식을 먹지 않고, 부부간 잠자리도 피한다. 예전에는 한 달 전에 생기복덕을 보아 제관을 선정하고 금기사항을 지켰으나 지금은 일주일 전에 제관을 선정하기 때문에 일주일 동안만 주의한다.
거리제의 제반사항을 이장이 담당하기 때문에 이장도 일주일 동안 제관과 똑같이 궂은일을 피하는 등 금기를 지켜야 한다. 그 외에 지켜야 할 금기는 없다.
[제비]
제비는 마을총회를 할 때 사람들이 내놓는 찬조금을 모아서 사용한다. 조금마을에는 상인들이 많기 때문에 예전에는 마을총회를 하면 찬조금을 내놓은 사람들이 많았으나, 근래에는 형편들이 어려워서인지 찬조금 액수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결산은 거리제가 끝난 다음날(보름날) 마을총회를 겸하여 한다. 거리제에 들어가는 비용은 뒤풀이 비용까지 포함해서 약 50만 원 정도이다. 제관을 한 사람에게는 수고비로 5만 원을 주고, 음식을 장만한 사람에게도 약간의 비용을 준다.
[현황]
조금마을 거리제는 현재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조금마을 거리제의 특징은 90여 가구를 집집마다 돌면서 대문 앞에 밥을 놓는 절차가 있다는 점이었다.
이것은 주민들의 종교와는 무관하게 한 마을 사람이라는 공동체의식 속에서 행해진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그 일을 할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한 곳에만 밥을 놓는 행사로 약화되었다.
또 다른 변화는 제일(祭日)의 변화가 논의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은 매년 음력 1월 14일 저녁에 거리제를 지냈지만, 이장임기와 맞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제일이 양력 12월 말로 조정될 가능성을 갖고 있다.
총체적으로 보면 조금마을의 거리제는 약화되는 경향을 띠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날짜를 조정하고 제의 절차는 간소화하더라도 거리제를 계속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는 마을이 형성된 후로 줄곧 이어져 내려온 전통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의식과 유난히 수해가 많은 장소에서 상업을 하는 사람들이 큰 수해 없이 장사를 하고자 하는 염원이 거리제를 통해 표출되고 있기 때문으로 본다. 따라서 조금마을 거리제는 약화된 상태로나마 당분간 전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