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서 정월 대보름 아침에 이로 딱딱한 견과류를 깨뜨리는 세시 풍습.

[개설]

부럼 깨기 는 정월 대보름 이른 아침에 밤, 호두, 잣, 땅콩 등의 견과류(堅果類)를 이로 깨물어 먹는 행위를 말한다. 부럼은 한문으로 종과(腫果)라 하여 굳은 껍질로 된 과일을 총칭하는 말로도 쓰였으며, 부스럼[종기(腫氣)]의 준말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부럼 깨기의 목적은 두 가지로 하나는 부스럼을 예방하기 위해 하는 행위로 볼 수 있으며, 다른 하나는 치아의 건강을 위하는 방법으로 이해되기도 하였다.

[연원 및 변천]

부럼 깨기 에 관한 기록은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와 『경도잡지(京都雜誌)』에 “부스럼을 깬다.”라는 의미의 작절(嚼癤)이라는 말로 기술되어 있다. 『동국세시기』에서는 날밤, 호두, 은행, 잣, 무 등을 깨물면서 “일 년 열두 달 동안 아무 탈 없이 평안하고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 주십시오.” 하고 축원하며, 혹자는 이것이 이를 튼튼히 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한다고 기록하였다.

[절차]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서는 정월 대보름 이른 아침에 부럼을 깨서 처음에 깬 부럼을 마당이나 지붕에 던지며, “부럼 나가라.”라고 하였다. 지역에 따라서 나이대로 부럼을 깨도록 하기도 하였으며, 연세가 많거나 어려서 치아가 약한 사람들은 치아로 깰 수 있는 견과류를 이용하기도 하였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부럼 깨기 는 정초에 건강을 기원하는 다양한 풍속 중에 하나라 할 수 있다. 부럼을 깨무는 것은 단단한 껍질로 된 견과를 먹음으로써 사람의 껍질인 피부가 단단해지고 피부에 부스럼이 나지 않기를 기원하는 의미가 있으며, 치아의 건강을 기원하기 위한 것으로도 여겼다.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문학동 주민 김무웅에 의하면 부럼 깨기는 예로부터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풍속이다. 정월 대보름 아침에 땅콩이나 밤, 호두 등을 이로 깨뜨리는 방법을 사용하였으며, 첫 번째로 깨뜨린 것은 버린다고 하였다. 이러한 풍속은 단순한 미신적 행위라기보다는 치아의 건강을 위한 선조들의 지혜가 숨어있는 풍속이라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