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7016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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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上元 |
이칭/별칭 | 정월 대보름,상원(上元),원소절(原宵節),오기일(烏忌日),달도(怛忉)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
집필자 | 한만영 |
[정의]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서 음력 1월 15일에 지내는 세시 풍속.
[개설]
대보름 은 정월 대보름을 말하며, 한자로는 상원(上元)이라고도 한다. 상원은 중원(中元)[7월 15일], 하원(下元)[10월 15일]과 연관해서 부르는 한자어이다. 정월 14일을 작은 보름, 15일을 큰 보름이라고 부르는 곳도 있다. 대보름은 우리나라 세시 풍속에서도 비중이 크고 뜻이 깊은 날이기 때문에 ‘대보름’이라고 특별히 일컬으며, 일 년간의 세시 풍속 중에서 가장 많은 의례와 행사 그리고 놀이가 전해지는 날이기도 하여, 마을 공동체의 축제일이라 할 수 있다.
대보름 에 행해지는 각종 놀이나 절식(節食)[명절에 차려서 먹는 음식]에는 한 해의 건강과 복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대보름에는 공동체의 동제(洞祭)가 행해지며, 농악을 비롯한 다양한 놀이와 액막이를 위한 다양한 풍속이 전해진다. 대보름이 지나면 농사일이 바빠지는데, 대보름에 행해지는 다양한 풍속은 풍년을 기원하고, 한 해를 준비하는 기간으로서 큰 의미가 있다.
[연원 및 변천]
대보름 의 기원은 삼국 시대의 기록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삼국유사(三國遺事)』에 “까마귀가 소지왕을 이끌어 위기를 면하게 했고, 그 후로 매년 첫 번째 돼지·쥐·말날에는 모든 일을 삼가며, 15일을 오기일(烏忌日)이라 하여 찰밥으로 제사 지내니 지금에도 행하고 있다. 속말로 이것을 달도(怛忉)라 하니 슬퍼하고 근심해서 백사(百事)를 금기하는 뜻이다.”라고 기록되었다. 이후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를 거치면서 대보름은 농경 사회의 풍요를 기원하는 상징성이 강화되면서 다양한 세시 풍속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 순조 때의 학자 홍석모(洪錫謨)가 지은 민속 해설서인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대보름과 관련이 있는 오곡밥 먹기, 부럼 깨기, 용알 뜨기, 달맞이 및 달집태우기 등의 세시 풍속에 대한 기록을 적혀 있다. 현재까지 지속되는 전체 세시 풍속 중에서 1/4 정도가 대보름에 행해지는 풍속인 점을 볼 때, 대보름은 지속적으로 중요한 날로 여겨져 왔음을 알 수 있다.
[절차]
정월 대보름은 다양한 세시 풍속이 전승되고 있어 많은 의례와 행사 및 놀이가 전해진다.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서도 정월 대보름과 관련하여 음력 1월 14일과 15일에 행하는 다양한 풍속과 의례가 전해지고 있다.
1. 더위팔기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정월 15일 아침에 행하는 풍속이지만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서는 정월 14일 해가 뜨기 전에 만나는 사람의 이름을 불러 상대방이 대답을 하면 “내 더위 사라.”라고 외쳐 더위를 파는 풍속이다.
2. 오곡밥과 복쌈
정월 14일 또는 15일에 다섯 가지 이상의 곡식을 섞어 지은 오곡밥과 여러 가지 묵은 나물을 갖추어 먹는다.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서는 대보름에 성씨(姓氏)가 다른 세 집 이상의 밥을 먹어야 그 해 운이 좋다고 해서 여러 집의 오곡밥을 나누어 먹었다. 또한 대보름에는 밥을 김이나 취에 싸서 먹었는데 이를 복쌈이라고 부른다.
3. 복토(福土) 훔치기
인천과 경기 지방의 풍속으로서 정월 14일 저녁에 동네 부잣집 대문 안의 흙은 훔쳐다 자기 집 부뚜막에 바르면 부자가 된다는 풍속이다.
4. 용알뜨기
부인들이 정월 대보름 새벽 첫닭이 울 때에 우물에 가서 물을 길어 오는 풍속을 말하며, 첫 물을 뜬 가정은 한 해 동안 길운이 따른다고 여긴다. 정월 14일 밤에 우물에 용이 내려와 알을 낳는다고 여겼으며, 이 물을 뜨기 위해 밤새도록 우물을 지키기도 했다고 한다.
5. 부럼 깨기
대보름 아침에 일찍 일어나 생밤이나 호두, 잣 등의 견과류를 깨물어 첫 번째 것을 마당이나 지붕에 버리며, “부럼 나가라.”라고 외친다. 치아의 건강과 부스럼을 예방하기 위한 풍속이라 한다.
6. 귀밝이술 마시기
대보름 날 아침 식전에 귀가 밝아지라고 마시는 술로 귀밝이술은 차게 마신다. 술을 못하는 사람도 한잔씩 마시고 귀가 밝아지고 한 해 동안 좋은 소식만 듣기를 기원한다.
7. 달맞이
초저녁에 달이 뜰 무렵에 동산에 올라가서 횃불을 켜고 달을 향하여 절하며 자신의 소원을 축원하는 풍속을 말한다.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서는 자신의 나이만큼 수숫대를 묶어 횃불을 만들기도 한다.
8. 달집태우기
마을의 청년들이 청솔가지를 짚으로 엮어 마을 동산이나 논에 달집을 만들고 달이 뜰 때, 달집을 태우고 그 주위를 돌며 한 해의 평온을 기원하던 풍속이다.
9. 쥐불놀이
예전에 농부들이 쥐를 없애기 위하여 들에 나가 논과 밭의 두렁을 태우던 일을 말한다. 근래에는 아이들이 깡통에 불을 붙여, 달집태우기를 할 때 함께 하는 놀이로 바뀌었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정월 대보름과 관련된 많은 세시 풍속들은 대부분 농촌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행해졌다. 따라서 인천광역시 미추홀구는 현재 대부분의 지역이 도시화되면서 이와 관련된 풍속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문학동의 김무웅[남, 72세]에 의하면 오곡밥, 부럼 깨기, 달맞이와 같이 각 가정이나 개인을 중심으로 행해지던 풍속들은 현재까지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인천도호부 청사[재현물]에서 매년 개최되는 ‘명절맞이 민속 문화 축제’를 통하여 달맞이,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등 마을 단위로 이루어졌던 정월 대보름의 주요 풍속을 재현함으로써, 사라져가는 세시 풍속을 전승하기 위한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