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0001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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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酒谷里-祭 |
영어의미역 | Rite to the Village Guardian Pole in Sutgol Jugok-ri |
이칭/별칭 | 주곡리 술골 장성제 |
분야 | 생활·민속/민속,문화유산/무형 유산 |
유형 | 의례/제 |
지역 | 충청남도 논산시 상월면 주곡리 |
집필자 | 강성복 |
성격 | 민간신앙|마을 제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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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례시기/일시 | 음력 정월 14일 초저녁(전승) |
의례장소 | 주곡리 마을 입구 |
신당/신체 | 장승과 솟대 |
[정의]
충청남도 논산시 상월면 주곡리 숯골에서 매년 음력 정월 14일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기 위하여 지내는 마을 제사.
[개설]
주곡리 술골 장승제는 부인당 산제와 더불어 논산 지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마을 제사이다. 마을의 수호신으로 치성을 받는 장승과 솟대[오릿대]는 마을 어귀 양쪽에 마주보고 있는데, 장승제를 지내면서 깎아 세운 20여 기의 목장승군이 장관을 이룬다. 이 마을 장승제는 벌목을 금했던 일제의 엄격한 산림정책과 1970년대 미신타파 운동 가운데서도 지속과 변화를 거듭하며 꿋꿋하게 지켜, 오늘날까지 그 모습을 전하고 있다.
더욱이 근래에는 논산시 향토문화유적으로 지정되어, 종교적 차원보다는 마을 사람들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마을 축제로 승화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소멸될 위기에 처한 제의(祭儀)의 자생력을 갖추었을 뿐 아니라, 장승제에 부정적이던 기독교인들까지 행사에 동참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고 있다.
[연원 및 변천]
주곡리 술골 장승제의 유래에 대해서는 두 가지 주장이 구전된다. 하나는 임진왜란을 전후하여 주곡리로 입향한 청주양씨의 입향조 양춘건(楊春健, 1448~1509)이 마을 어귀에 장승을 만들어 세우고 국태민안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한 것이 지금까지 전승된다고 한다.
또 다른 설에 의하면 옛날에 돌림병이 창궐했을 때 주곡리 출신으로서 노성의 향선생으로 존경을 받았던 숙인재(熟仁齋) 양치호(楊致灝, 1871~1944)가 처음 장승을 만들고 축문을 지었다고 한다. 따라서 전자가 설득력이 있다면 주곡리 장승제는 어언 500여 년의 전통을 이어온 셈이고, 후자의 의견을 따르면 19세기 후반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신당/신체의 형태]
주곡리 술골 장승은 목장승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마을 진입로를 사이에 두고 한 쌍의 장승이 마주보고 있는데, 동구 밖에서 보았을 때 남장승이 왼쪽, 여장승은 오른쪽에 위치한다. 장승의 명문은 남상에 ‘천하대장군축귀신(天下大將軍逐鬼神)’, 여상에는 ‘지하대장군축귀신(地下大將軍逐鬼神)’이라 각각 묵서하였다. 목장승 곁에는 선돌형 장승과 함께 ‘진대오릿대’로 불리는 솟대가 복합 양상을 이루고 있으며, 윤년이 드는 해마다 장승과 솟대를 새로 깎아 세운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장승 앞에는 제를 지낼 때 청수를 뜨는 ‘장승샘’이 자리하고 있다.
[절차]
주곡리 술골 장승제는 정월 초삼일부터 사실상 준비가 시작된다. 이날 풍물패들이 집집마다 걸립을 다니면 각 가정에서는 성의껏 비용을 낸다. 제관(祭官)은 부정이 없는 깨끗한 사람을 선정하는데, 통상 3일 전부터 외부의 출입을 금한 채 부부가 매일 찬물로 목욕재계하며 정성을 드린다.
장승제를 지내는 정월 14일은 아침부터 분주하다. 먼저 가까운 산에서 적당한 소나무를 베어 장승과 솟대를 다듬고, 제장(祭場) 주변을 깨끗이 청소한다. 예전에는 ‘부정하지 않은 재목으로 다듬어야 효험이 있다’고 하여 개나 닭이 울지 않는 계룡산으로 가서 나무를 베어오기도 했다. 저녁 무렵이 되면 마을 입구와 장승 주변에 황토를 펴고 왼새끼로 금줄을 쳐서 부정한 사람을 출입을 막는다. 그리고 새로 깎은 장승과 솟대를 세우고 한바탕 풍물을 치고 회관으로 돌아온다.
모든 준비가 완료되면 마을회관에 모여서 함께 저녁을 먹는다.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장을 치면서 동구 밖으로 향한다. 길 한복판에 임시로 마련한 황토제단에 팥시루떡, 돼지머리, 삼색 실과, 포, 탕, 메 등의 제물(祭物)을 진설하고 장승제를 지낸다. 절차는 분향-강신재배-초헌-독축-아헌-종헌-소지의 순으로 진행된다.
가가호호에 대한 소지와 객지로 나간 사람들의 소지가 끝날 즈음, 사방에 둘러놓았던 왼새끼를 거두어서 장승의 몸통에 감아둔다. 아울러 제물의 일부를 떼어 남녀장승에 각각 헌식을 한 다음 장승샘에도 미역을 바친다. 이때 풍물패들은 우물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샘굿을 쳐준다. 이렇게 해서 모든 의례를 마치면 즉석에서 음복을 하고, 장승제에 참석한 주민들은 마을회관에 모여 술과 음식을 나누어 먹는다.
[부대행사]
장승제를 지낸 이튿날인 정월 대보름에는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봉답과 수답으로 편을 갈라 윷놀이를 한다. 이때 봉답이 이겨야 풍년이 들고 수답이 이기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이는 봉답이 이기면 비가 많이 와서 천수답도 농사에 어려움이 없다는 믿음에서 기인한 것이다.
[현황]
주곡리 술골 장승제는 1992년 10월 28일 논산시 향토유적 제2호로 지정되었다. 이후 KBS ‘한국의 미 장승’을 비롯한 TV 프로그램과 지역 언론에 여러 차례 소개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백제문화제 ‘민속목장승만들기대회’, 칠갑산봄축제 ‘전국장승제전목장승깎기대회’ 등에 출전하여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