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충청남도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 갑사에 있는 고려 전기의 승탑.

[건립경위]

신라시대와 고려시대의 석조 승탑[浮屠]과 탑비(塔碑)는 국사(國師)나 왕사(王師)를 역임하였거나, 그러한 지위에 상응하는 예우를 받았을 경우 세워졌다. 승탑은 승려의 유골이나 사리를 봉안한 무덤의 기능도 있었지만 사찰의 위상을 대내외에 알리는 기능도 있었다.

[위치]

원래는 중사자암이라는 암자에 있었는데, 1917년경 갑사 경내로 옮겨와 세웠다고 한다. 현재는 갑사 동쪽의 대적전 앞마당에 세워져 있다.

[형태]

공주 갑사 승탑은 크게 기단부와 탑신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륜부는 결실된 상태이다. 지대석은 평면 팔각형이다. 기단부가 장엄하고, 정교한 치석 수법을 보이고 있다. 하대석은 상하 2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하단석에는 모서리마다 연꽃잎이 활짝 피어오른 문양을 장식하여 팔각을 유지하도록 하였다. 각 면에는 볼륨이 강한 사자상을 1구씩 양각하였다.

상단석에도 볼륨이 강한 구름 무늬를 조각하였는데, 용두(龍頭)는 파손되었지만 용신(龍身)이 군데군데 보인다. 상단석 윗면에는 낙수 홈이 마련되어 있으며, 구름 무늬 사이에는 낙수구(落水口)가 패여 있다. 중대석 괴임은 난간 형식인데, 모서리에 기둥을 세운 다음 돌란대로 연결하여 각 면을 사각형으로 구획하였다. 중대석에는 모서리마다 연봉을 조각하여 팔각을 유지하도록 하였으며, 1면은 향로(香爐)를 배치하였고, 나머지 면에는 각 1구씩 주악상(奏樂像)을 조각하였다.

또한 향로와 주악상의 경우 통일신라 석조 승탑의 기단부나 탑신 괴임대에서 볼 수 있는 수법이 계승되었음을 알 수 있다. 탑신석은 각 면을 사각형으로 구획한 후 2면의 경우 문비를 마련하였고, 문비 좌우 4면에는 사천왕상을 조각하여 수호의 의미를 부여하였다. 사천왕상은 두꺼운 갑옷과 투구를 쓰고 있으며, 좌우로 유려한 천의를 휘날리며 방위에 따라 각기 다른 지물을 들고 있다.

지붕돌[옥개석]은 아래쪽에 좁은 각형 2단과 넓은 호형 1단의 받침을 마련한 후 각 면에 연꽃잎 문양을 장식하였다. 목조 건축물의 처마부와 같이 모서리에는 추녀와 사래를 표현하였으며, 처마에는 원형의 서까래와 사각형의 부연을 표현하여 겹처마를 번안하였다.

[현황]

공주 갑사 승탑은 상륜부를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보존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기단부 일부와 지붕돌 마루끝 장식이 파손되어 있다.

[의의와 평가]

공주 갑사 승탑은 전체적으로 신라 후기 이래 전형적인 양식이었던 팔각당형 양식을 취하고 있다. 탑신석의 사천왕상 조각 기법이나 각 부재들의 치석과 결구 수법으로 보아 고려 전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공주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우수한 치석과 조각 기법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963년 1월 21일 보물 제257호로 지정되었고,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보물로 재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