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7017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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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칭/별칭 | 미호저수지 |
분야 | 정치·경제·사회/경제·산업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충청북도 진천군 초평면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상범 |
[개설]
진천군의 대표 저수지인 초평저수지(草坪貯水池)는 충청북도에서 가장 큰 저수지이며, 충주호와 함께 가장 이름이 알려진 낚시터이다. 초평면 동남쪽으로 5㎞ 떨어진 미호천(美湖川) 상류를 막은 영농 저수지로 진천군뿐만 아니라 청원군 6개면에 물을 공급한다.
[충청북도 최대의 저수지]
초평저수지는 1942년 공사를 시작하여 1958년 한미 협조로 준공하였다. 몽리 면적[저수지 등에서 물이 닿는 면적]이 늘어나고 용수량이 부족해지자 1982년 종전의 댐보다 2㎞ 하류에 다시 댐을 축조하기 시작하여 1986년 준공하였다.
저수량 1378만t으로, 진천군뿐만 아니라 청원군 6개면에 물을 대고 있다. 몽리 면적은 19,834,800㎡, 만수 때의 면적은 2,568,606.6㎡이며 저수지 둘레는 29㎞, 수로의 직선거리는 약 64㎞이다.
처음에는 인근 곡창 지대에 물을 공급하는 저수지로 기능하였다. 당시에는 주변 대부분이 농지였고, 갈수기 때의 피해가 매우 심하여 충청북도 최대의 저수지 조성 소식은 지역 사회에 큰 기쁨을 주었다. 그러나 지금은 농공단지가 들어서면서 본래의 기능을 잃어 가고 있다.
그 대신 한 해 동안 약 80,000명이 찾아올 정도로 진천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일반적인 저수지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탁 트인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시원한 기분과 깊은 물에서 느낄 수 있는 깊이 있는 안정감, 함께 온 사람을 더욱 친숙하게 느끼게끔 하는 아늑한 분위기는 초평저수지만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초평저수지는 충주호와 함께 충청북도 낚시터의 양대 산맥으로도 유명하다. 얼음낚시로 잘 알려져 있으며, 잉어·가물치·붕어·뱀장어 등이 많이 서식한다.
저수지는 전체적으로 굴곡이 심한 ‘ㄹ’자 형태를 이루고 나지막한 구릉성 산지에 둘러싸여 있어 산을 병풍 삼은 산속의 호수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저수지 안에는 수초 섬이나 크고 작은 섬들이 군데군데 배치되어 있고, 수상 방갈로가 떠 있다. 저수지 주변에는 진천청소년수련원이 있다.
[천 년 세월 견딘 농다리를 건너 물결 넘실거리는 초평저수지로]
농다리는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굴티마을 입구에 있는 돌다리로 마을의 앞을 흐르는 세금천(洗錦川)과 가리천이 합류하는 곳에 놓여 있다. 무려 천 년의 세월을 묵묵히 지켜 온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이다.
여느 다리처럼 교각을 세우고 돌을 반듯하게 깎아 만든 것이 아니라 다듬지 않은 상태로 그대로 쌓아 투박한 모습이다. 그러나 이 투박함으로 천 년의 세월 동안 비바람과 홍수를 견디고 역사의 생생한 사료로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낮고 투박하지만 천 년을 견뎌온 진천 농다리를 건너면 오른쪽에 옛날의 풍류가 느껴지는 정자가 서 있고, 깔끔하게 조성된 공원이 나온다. 그 뒤로 이어진 산책로가 고즈넉하다. 산책로는 서낭당을 거쳐 초평저수지까지 길손을 안내한다.
이처럼 농다리가 놓인 세금천에서 5분 남짓 올라가면 가슴이 탁 트일 정도로 큼지막한, 아니 끝이 가물가물한 호수를 만날 수 있으니 산책로에서 증폭된 농다리의 감흥이 초평저수지에서 넓게 퍼져 가는 느낌이다.
저수지 가장자리에는 호수를 바라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나무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다. 낙조를 바라보며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제격이다. 푸른 하늘을 닮은 물빛에 흰 구름이 두둥실, 바람이 일렁이는지 물결이 넘실거리는지 알 수 없는 초평저수지의 사계절은 이처럼 늘 풍성하다. 초평저수지가 생기기 전에는 진천으로 가는 유일한 길이 농다리여서 오래전에는 그곳에 주막도 하나 있었다고 한다.
[두타산 종소리에 초평지 붕어가 한가로운데]
초평저수지는 두타산(頭陀山)[598m]을 끼고 있다. 증평군과 진천군의 경계가 되는 산으로 마치 부처가 누워 있는 형상이라고 하며, 달리 두대산이라고도 한다. 산자락에는 영수사(靈水寺)를 품고 있다. 918년(태조 1) 증통국사가 창건하였으며 절 뒤쪽에 영천(靈泉)이 있어 붙인 이름이다. 저녁노을이 질 무렵 영수사에서 치는 종소리가 주변 풍광과 어우러진 정취를 ‘두타모종(頭陀暮鐘)’이라 하여 진천군 상산팔경(常山八景)의 하나로 꼽는다.
화산리 끝자락에서 붉게 물든 저녁노을이 두타산 영수사의 종소리에 부끄러웠는지, 초평저수지 맑은 물에 얼굴을 살포시 비추어 볼 때 물속에서 한가로운 붕어 한 마리가 놀랐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알 수 없는 전설의 분위기를 연출하며 한가로이 노니는 백로 한 마리가 해탈한 듯 저녁 물안개를 피어 올리는 초평저수지와 붉은 저녁노을 사이를 유영하는 장관을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백 년의 덕을 쌓은 사람임에 분명하리라.
[붕어찜의 본향]
초평저수지 주변에는 붕어찜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붕어찜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 스무 곳이 넘을 정도로 붕어찜 천국이다. 조선시대 왕실의 보양식으로 언급될 정도로 붕어찜은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보양식 가운데 하나이다.
인조, 영조, 효종 때 문헌에도 이 붕어찜에 대한 기록이 여러 번 나오고, 나중에는 민간에도 널리 퍼졌다고 한다. 1881년(고종 18) 간행된 부녀자의 생활 지침을 위한 순 한글판 사전 『규합총서(閨閤叢書)』에도 붕어찜에 관한 내용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귀가하는 낚시꾼들에게는 짜릿한 손맛의 여운이 되고, 두타산 등산객들에게는 새로운 내일을 준비하는 힘찬 에너지를 충전하는 음식이라고도 할 것이다.
한편 붕어찜은 1980년대 중부고속도로 공사 중 고된 노동에 지친 건설 현장 노동자들의 입맛을 돋우기 위해 초평에서 처음으로 개발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 온다. 경위야 어쨌든 1980년대 이후 초평저수지 인근의 붕어찜이 입소문을 타고 널리 퍼지기 시작했으니,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다.
잘 익은 붕어를 감싼 우거지와 대충 뚝뚝 떠 넣은 듯한 투박한 양념장의 맛이 밴 수제비의 맛이 서로 잘 어우러진 붕어찜은 그 자체로 정이 담뿍 느껴지는 음식이다.
붕어찜 외에도 메기찜과 각종 매운탕도 맛이 좋다. 특히 충청북도 영동이나 충청남도 금산, 금강 변의 음식점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소문이 난 도리뱅뱅이도 식탁에 올라온다. 도리뱅뱅이란 이름은 피라미나 빙어를 프라이팬에 동그랗게 돌려서 조리한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
조리법은 피라미나 빙어를 깨끗이 손질하여 프라이팬에 가지런히 올린 뒤 기름을 넉넉히 붓고 바싹 튀겨 기름을 따라낸다. 튀긴 물고기 위에 고추장, 물엿, 파, 마늘, 설탕, 참기름 등 갖은 양념을 섞어 살짝 졸이면 맛있는 도리뱅뱅이가 된다. 쟁반 위에 옮겨 담은 뒤 붉은 고추로 장식을 하여 멋을 부릴 수도 있다. 단백질과 칼슘이 많고 민물고기의 비린내도 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