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002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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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음역 | Beomgol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충청남도 논산시 연산면 송정리 |
집필자 | 박종익 |
성격 | 전설|지명유래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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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등장인물 | 처녀|호랑이 |
관련지명 | 범골 |
모티프 유형 | 제물로 바쳐진 처녀|처녀를 살려 준 호랑이 |
[정의]
충청남도 논산시 연산면 송정리에서 범골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2005년에 논산시에서 출간한 『논산시지』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옛날에 충청남도 논산시 연산면 송정리에 있는 어느 마을 야산에 한 쌍의 호랑이가 살았다. 호랑이는 제물을 바치지 않으면 말썽을 부렸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매년 호랑이의 제물로 예쁜 처녀를 바쳤다. 이 마을에는 농부의 딸이 살고 있었는데, 농부의 딸은 얼굴도 아름다웠지만 무엇보다 마음씨가 곱고 효성 또한 지극하였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처녀를 며느리로 삼고 싶어 하였다. 그런데 그 해 처녀가 호랑이의 제물로 선정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처녀를 불쌍히 여겨 눈물을 흘리며 호랑이를 원망하였다.
시간이 지나 처녀가 제물로 바쳐지는 날이 되었다. 처녀는 목욕재계하고 “아버님, 어머님. 만수무강하옵소서. 불효 여식은 이제 갑니다.” 하며 큰절을 올리고 집을 나섰다. 처녀는 제단으로 가면서 ‘이 한 몸 호랑이 밥이 되어 마을을 지킬 수만 있다면 무엇이 두려우랴.’라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며 제단에 앉았다.
날이 어둑어둑해질 무렵이었다. 호랑이 두 마리가 으르렁대며 처녀가 앉아 있는 제단 가까이로 다가왔다. 처녀는 두려워하지 않고 그대로 앉아 있었다. 모든 것을 체념한 상태로 호랑이가 물어 가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호랑이는 처녀의 주위를 빙빙 돌 뿐이었다. 그러고는 처녀의 옆에 가만히 앉았다.
처녀가 이상하게 생각하여 살펴보니 호랑이가 엎드려 한 발로 눈물을 닦고 있는 것이었다. 처녀는 눈을 감고 “호랑이님, 어서 날 잡아먹고 우리 마을에 해를 끼치지 마십시오.”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호랑이는 크게 으르렁대며 소리 높여 울더니, 벌떡 일어나 처녀 주위를 두어 바퀴 빙빙 돌다가 숲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한편 마을 사람들은 호랑이 밥이 될 처녀를 안타깝게 생각하며 제단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처녀가 죽지 않고 산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처녀는 마을 사람들에게 사실대로 이야기해 주었다. 그랬더니 사람들은 지극한 효성을 가진 처녀라 호랑이도 해치지 못했다며 기뻐하였다. 그 후로 이 마을은 호랑이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호랑이가 마을을 지켜 준다 하여 마을 이름을 범골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범골」의 주요 모티프는 ‘제물로 바쳐진 처녀’와 ‘처녀를 살려 준 호랑이’로, 공물로 바쳐진 처녀의 효심에 감탄한 호랑이가 결국 처녀를 살려 주고 오히려 마을까지 지켜 준다고 하여 마을 이름을 범골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지명유래담이다. 「범골」에서는 인신공희(人身供犧: 신에게 사람을 희생 공물로 바침) 모티프를 볼 수 있다. 호랑이를 감동시킨 효성이 부각되나 실상은 살아 있는 사람을 제물로 바친다는 인신공희 소재가 「범골」의 서사를 이끌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