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1000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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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지리/자연 지리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충청남도 서산시 부석면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현태 |
[정의]
충청남도 서산시의 남쪽과 북쪽에 위치한 만으로 계절에 따라 다양한 철새들이 찾아오는 곳.
[개설]
천수만(淺水灣)은 서산의 남쪽에 위치하며 홍성과 태안 안면도로 둘러싸여 있고, 가로림만(加露林灣)은 서산의 북쪽에 위치하며 서산시 대산읍과 태안에 둘러싸여 있다. 천수만과 가로림만은 예로부터 갯벌이 잘 발달되어 있었으며 조수 간만의 차가 큰 지역이었다. 이로 인해 조개와 새우, 게 같은 무척추동물의 종류가 다양하며 개체수가 많아 도요류 같은 철새들이 봄가을 이동기에 내려앉아 먹이를 먹고 에너지를 보충하는 기착지로서 중요한 지역이었다.
가로림만은 현재까지도 갯벌 지역이 잘 보존되어 있어 매년 3~5월에 오스트레일리아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겨울을 나고 북쪽으로 이동하는 많은 도요류들이 도래하고 있다. 갯벌이 잘 보존된 가로림만과 달리 천수만은 서산, 태안, 홍성과 인접한 북쪽 지역에 간척 사업을 통해 서산 A·B지구를 조성하였다. 이에 따라 갯벌 지역이 논과 저수지로 바뀌어 현재는 오리류·기러기류나 멧새류와 같은 소형 조류들이 겨울철에 많이 찾는 철새 도래지로 변모하였다.
[서산 천수만의 환경]
충청남도 서산시와 태안군을 연결하는 길이 7,686m의 방조제 사업이 1984년 3월 10일에 완료되었다. 이 서산 A·B지구 간척 사업으로 조성된 인공 호수는 물막이 공사가 완공된 이후 매년 염도가 낮아지면서 현재는 민물성 어류인 붕어, 잉어, 미꾸라지 등 여러 종의 수서 동물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갈대와 부들, 검정말과 나자스말 등의 민물 조류도 점점 그 서식지를 넓혀 가고 있다.
농경지로 새로 조성된 논에는 추수 후에 많은 곡식 낟알들이 떨어져 월동 조류들이 먹이로 이용하고 있다. 천수만은 철새들이 이동 경로로 많이 이용하는 해안가에 위치한 점과 해양성 기후의 영향으로 같은 위도상의 내륙 지방보다 따뜻한 점 등 월동 조류들의 월동지 및 기착지로 좋은 조건을 갖춘 곳이다. 기후는 서해와 인접해 있어 편서풍이 강하며, 월동 기간인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월평균 기온이 4.8℃이다. 겨울 철새들이 월동지로 많이 이용하는 주남저수지나 낙동강보다 월평균 약 4℃ 정도 낮고, 같은 위도의 내륙 지방보다는 약 1~2℃ 정도 높다.
[관찰되는 조류]
천수만에서 관찰되는 조류는 서산태안 환경운동연합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현재 총 15목 49과 223종 109만 5446개체였으며, A지구는 213종 87만 7229개체, B지구는 158종 21만 8217개체가 각각 조사되었다. 이중 희귀종으로는 천연기념물 제205-2호인 노랑부리저어새, 제199호인 황새, 제228호인 흑두루미, 제323호인 잿빛개구리매, 흰꼬리수리, 흰죽지수리, 황조롱이, 참매 등의 매류, 제324호인 수리부엉이, 쇠부엉이 등의 부엉이류와 전 세계의 90% 이상의 가창오리가 10~11월 관찰되며, 미조(迷鳥)[길을 잃은 철새]로 알려진 뒷부리장다리물떼새 등이 관찰된다.
우점종은 청둥오리, 가창오리, 흰뺨검둥오리였다. 겨울철에는 시베리아 지역에서 번식한 오리류, 기러기류를 중심으로 약 30만 마리 이상의 겨울 철새들이 찾아와 월동한다. 봄가을철에는 이동 중인 도요새들이 잠시 머물며 먹이를 먹으며, 여름에는 장다리물떼새와 개개비를 중심으로 여름 철새들이 번식한다.
[서산의 희귀종]
1. 황새[Ciconia boyciana]
충청북도 음성군 생극면 관성리 무수동은 우리나라에서 황새의 마지막 번식지였다. 황새 한 쌍 중 1971년에 수컷이 사살되어 매년 암컷 한 마리가 무정란을 계속 낳았지만 대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그러나 암컷도 1995년에 죽어서 현존하는 우리나라 텃새로서의 황새는 없어졌다. 황새는 전 세계에 약 1,000여 마리 미만이 생존하리라 추정되는 종으로, 중국 동북부와 러시아의 아무르 강 유역에서 번식하며 소수의 개체가 우리나라의 천수만 및 기타 지역에서 월동하고 있다. 어류, 개구리, 곤충류 등을 먹고 산다. 1999년 2월 28일에 서산 A지구에서 11마리가 관찰되었고, 매년 이 지역과 근방의 간척지에서 월동을 하고 있다.
2. 노랑부리저어새[Platalea leucorodia]
노랑부리저어새는 유럽, 인도, 아프리카, 한국, 일본을 비롯해 비교적 전 세계에 걸쳐 광범위하게 번식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서산에서 매년 5~59개체가 월동을 하고 있다. 또한 노랑부리저어새는 서해 및 남해의 해안에 가까운 갯벌과 늪지대인 경기도 강화, 한강 하류, 서산, 낙동강 하구 및 주남저수지에서 소수가 관찰되고 있다. 늪지대의 경우 물 깊이가 40~50㎝ 정도 되는 곳에서 주걱과 같은 부리로 저어 가면서 먹이를 잡는데, 주로 미꾸라지, 각다귀 유충 및 민물 조개류 등을 먹는다.
3. 황오리[Tadorna ferruginea]
황오리는 유라시아 대륙의 중부에서 번식하며 중국과 한국, 인도 등지에서 월동한다. 황오리는 소금기가 있는 늪과 호수에서 생활을 하며, 봄과 여름에는 새싹과 같은 식물성 먹이를 먹고 겨울에는 주로 곡식을 먹는다. 우리나라에서는 금강을 경계로 하여 월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산 천수만에서 2000년대 초까지도 1,000여 마리의 큰 무리가 관찰되기도 하였으나, 최근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다.
4. 가창오리[Anas formosa]
가창오리는 오직 러시아 북동 지역에서만 번식한다. 아나딜, 콜리마, 야나, 인디지르카, 레나, 아무르 그리고 오츠크 해안과 캄차카 등지의 하천 유역을 선호한다. 1984년에 주남저수지에서 5,000개체가 월동하는 것으로 밝혀진 이래로 1986년에는 1만 9000~2만 여 개체가 관찰되어 전 세계 생존 집단의 80%가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창오리는 벼를 주식으로 하고 풀씨나 수서 곤충도 먹는다. 2000년대 초에는 최대 60만 마리 이상의 가창오리가 10~12월 동안 머물기도 하였으나, 최근에는 10만~15만 마리 정도가 10월~11월에 관찰된다.
5. 흑두루미[Grus monacha]
흑두루미는 전 세계에서 약 7,100여 개체가 생존하는 희귀 새이다. 러시아의 야쿠차 강, 레나 강, 초나 강, 아무르 강, 맘군 강, 우다 강 일대와 중국의 우수리 강 유역에서 번식하는 집단이 10월 하순이나 11월 초순에 우리나라에 도래하여 3월 초순에 다시 번식지로 이동하는 겨울 철새이다. 100~200마리 정도가 서산에서 관찰되며, 2월 말에는 일본에서 월동한 후 북상하는 많은 무리가 관찰되기도 한다.
[서산 A지구 철새 탐조 코스 및 탐조 방법]
1. 탐조 코스
2. 탐조 방법
코스를 따라 차로 이동하면서 주변 농경지와 저수지에 분포한 철새들을 망원경[field scope, ×45]과 쌍안경[binocular, 12×50]을 이용하여 관찰한다. 관찰 가능한 철새로 겨울철에는 흑두루미, 황새, 큰기러기, 쇠기러기, 혹부리오리, 황오리,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대백로 등이 있으며, 여름철에는 중백로, 쇠백로, 호사도요, 꼬마물떼새 등이 있다. 봄가을에는 민물을 찾는 학도요, 알락도요, 청다리도요, 꺅도요와 같은 도요류와 밭종다리, 알락할미새 등이 관찰된다.
[현황]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철새가 찾아오던 서산의 천수만과 가로림만은 최근 큰 변화를 겪고 있다. 2002년에 서산 간척지가 일반인에게 분양되면서 집약적인 농법을 이용하자 논에 떨어진 곡식 낟알들이 현저히 감소하여 철새의 먹이가 부족해지고, 사람 출입이 많아지면서 휴식을 취할 공간이 없어져 최근 철새들의 수가 급감하고 있다. 더욱이 서산 B지구의 태안 지역은 골프를 중심으로 한 기업형 도시를 조성 중이며, 서산시 지역은 레저 및 유락 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로림만 지역은 현재 조력 발전 사업이 추진 중에 있는데, 조력 발전소가 건설되면 가로림만 갯벌 지역의 조수 간만의 차가 줄어들어 해수면의 최고 높이가 낮아져 갯벌 면적이 크게 감소한다. 이에 따라 갯벌에서 살아가는 도요류 및 갈매기류들이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산시는 우리나라 및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철새 도래지로서 명성이 드높았으며, 이에 국내외에서 많은 탐조인 및 자연 애호가들이 서산을 방문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천수만과 가로림만 지역은 급격한 환경 변화로 철새의 개체수가 급감함에 따라 철새 도래지로서의 명성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 수 있고 후손들에게도 건강하고 아름다운 서산을 물려주기 위해 우리는 개발과 보존이라는 두 가지 명제를 아우를 수 있는 현명한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