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북도 익산 지역에서 여러 세대에 걸쳐 세거하고 있는 성씨.

[개설]

우리나라의 성씨 제도는 중국의 영향을 받아 고대부터 시작되었다. 『삼국유사』 1권 「기이」 편 신라 시조 혁거세왕 조에는 “6부에 여섯 성씨를 사여하였다.”라고 밝히고 있다. 삼국 시대 백제의 왕실 역시 성씨를 사용하였으며, 주요 성씨 중의 하나인 사택씨(沙宅氏)는 지금의 익산시 금마면 일대에 거주하고 있었다는 설도 있다.

고려 태조 왕건(王建)이 후삼국을 통일하고 940년(태조 23) 개국공신들에게 성씨를 하사하였다. 특히 고려 개국에 공헌한 지방 호족들의 경우 공적에 대한 보상으로 살던 지역명을 본관으로 하는 성씨를 하사받으면서 세거 성씨가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이후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등 분관을 거듭함으로써 세거 성씨는 꾸준히 증가하게 되었고, 새로운 지역에 정착하면서 동족마을을 형성하게 되었다.

[익산지역 본관]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 익산 조에는 익산 지역의 토착 성씨로 김(金)·한(韓)·송(宋)·이(李)·황(黃)·임(林)·구(仇)의 7개 성씨가 기록되어 있다. 1981년 발간된 『익산군지』에서는 조선 시대 씨족별 과거급제자 명단을 바탕으로 익산 지역을 본관으로 하고 있는 성씨를 정리하고 있다. 『익산군지』에 따르면 익산 지역을 본관으로 하는 성씨는 용안김씨(龍安金氏)·용안이씨(龍安李氏)·용안조씨(龍安趙氏)·함열남궁씨(咸悅南宮氏)·여산송씨(礪山宋氏)·함열조씨(咸悅趙氏)·함열남씨(咸悅南氏)·옥야임씨(沃野林氏)·익산소씨(益山蘇氏)·익산조씨(益山越氏)·익산한씨(益山韓氏)·익산홍씨(益山洪氏) 등이다.

익산조씨·익산한씨·익산홍씨는 각종 씨족 관련 문헌에서는 기록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1582년(선조 15) 무과에 급제한 조실몽(趙實夢), 1583년 무과에 급제한 한호인(韓好仁), 1636년(인조 14) 무과에 급제한 홍수천(洪壽天)의 본관이 익산으로 기록되어 있어서 이들 성씨가 익산 지역의 토착 성씨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익산 지역 이거 성씨로는 연일정씨(延日鄭氏)와 진주소씨(晋州蘇氏)를 들 수 있다. 연일정씨는 조선 전기 참의 정천봉(鄭天鳳)의 아들 정덕성이 익산시 모현동 원모인마을에 들어와 정착한 뒤 세계를 이어 오고 있으며, 진주소씨는 조선 전기의 문신인 소세양(蘇世讓)[1486~1562]이 익산 입향조이다. 진주소씨의 별칭이 익산소씨라고 알려져 있으나, 『익산군지』에 따르면 1637년 무과에 급제한 소갑생(蘇甲生)의 본관이 익산이라고 기록되어 있어서 익산소씨가 진주소씨와는 구별되는 성씨일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들 성씨 가운데 현재 익산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성씨는 함열남궁씨·진주소씨·여산송씨·익산이씨·옥야임씨·익산임씨 등이다.

[동족촌]

2001년 발간된 『익산시사』에는 익산시 행정구역 내 718개 자연 촌락 중 71개의 동족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동족촌을 형성하고 있는 가구는 총 2,618가구이며, 동족촌이 특히 발달한 지역은 웅포면·삼기면·함열면·낭산면·여산면·금마면·왕궁면 등이라고 『익산시사』는 전하고 있다. 특히 웅포면은 면 전체가 동족촌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대체로 이들 지역은 오랜 역사를 가진 촌락으로서 종가를 중심으로 동족의 거주가 밀집될 수 있는 취락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익산시에서 상대적으로 동족촌이 발달하지 않은 지역은 오산면·춘포면과 같이 취락의 역사가 짧은 지역이다. 이들 지역은 근대 이후 형성된 촌락이 많이 분포한 지역이어서 동족촌 형성의 조건을 갖추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익산시의 대표적인 동족촌으로는 금마면·왕궁면·망성면에 자리 잡고 있는 진주소씨 동족촌을 들 수 있다. 『익산시사』에 따르면 진주소씨 동족촌은 2001년 7월 조사 당시 3개 면 6개 촌락에 총 248가구가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함열남궁씨는 성당면 갈산리 진밭에 20가구가 살고 있으며, 여산송씨는 여산면 호산리에 20가구가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연일정씨는 익산시 모현동 원모인마을에 13가구, 웅포면 대암리에 30가구가 모여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익산 성씨 현황]

2015년 통계청 인구조사에 따른 익산 세거 성씨 현황을 보면 여산송씨 3,388명, 진주소씨 2,438명, 연일정씨 1,624명, 함열남궁씨 540명, 익산이씨 41명, 익산임씨 23명, 옥야임씨 8명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