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79000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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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民俗 |
영어공식명칭 | Folklore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경기도 가평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덕묵 |
[정의]
경기도 가평 지역 주민들의 일상에서의 생활 양식.
[개설]
민속이란 무엇인가? 오늘날 민속학자들은 ‘민속’이란 생활 속에서 경험하고 체득하고 영위하는 삶의 양식으로 보고 있다. 이것은 다른 말로 ‘생활문화’라고도 하는데 그 대상은 의·식·주생활, 신앙 및 의례 생활, 놀이 및 여가 생활, 생업 및 사회 생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민속학계의 경향과 달리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민속이란 오래된 것, 민중적인 것, 민족적인 것과 같은 것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근대 사회에서 비롯된 초창기 민속학이 민간전승[folklore]을 표방했기 때문이다. 민간에서 오랜 세월 동안 전승되어 내려온 기층 문화란 오늘날과 같은 현대 사회에서 그 존재가 점점 축소되고 있어 오늘날과 같은 도시 사회에서는 그다지 설득력을 얻기 힘들게 되었다. 따라서 민속학자들은 이러한 현대 사회의 흐름에 맞추어 민속학의 정의와 연구 대상에 대한 조정을 한 것이다. 여기에서는 일생의례, 세시풍속과 놀이, 마을신앙과 가신신앙, 의·식·주생활을 중심으로 하여 가평 지역의 민속을 소개 한다. 일생의례에는 출생의례, 성인식, 혼례, 회갑, 상례, 제례 등이 있다. 회갑의 경우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가정에서 동네잔치로 하였으나 1980년대부터는 음식점에서 하는 경향으로 변모하였으며 2000년대 이후에는 평균 수명이 80세 이상으로 늘어나자 회갑은 생략하고 대신 여행을 가고 70세가 되는 고희 때 잔치를 하는 경향이 일반적이다.
[출생의례]
출생의례는 아이를 기원하는 기자신앙은 물론 임신 후부터 출산 직후의 행위, 백일, 돌 등을 대상으로 한다. 가평읍 복장리와 금대리, 북면 제령리, 상면 태봉리의 사례를 통해 1930년대 이후 현재까지의 출생의례의 일반적인 경향을 개략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기자신앙
오늘날과 같이 산부인과가 없고 가정에서 아이를 낳던 가난한 시절 가평 지역에서는 시집 온지 여러 해가 지났음에도 아이가 없는 부인들은 아침마다 뒤꼍에서 정화수를 떠놓고 비는 행위가 있었으며 출산한 산모의 옷이나 아기의 태반 등을 이불 밑에 넣어 두고 자는 행위도 조사되었다. 임신한 후에는 목화에서 솜을 뽑아서 물레를 돌려서 실을 잣아 아기의 배내옷을 만들기도 하고 그것이 여의치 않은 사람은 어른들이 입다가 헤진 옷을 가지고 아기의 배내옷과 기저귀를 만들기도 했다. 또한 누에를 키운 후 남은 실로 명주옷을 만들기도 했다. 산기가 보이면 산실에 짚을 깔고 군불을 때고 동네에서 경험이 많은 산파를 불러온다.
2. 출산 후 의례
아이가 태어나면 태반과 탯줄은 뒷산에 가서 태운 후 묻는다. 이어서 대문에 금줄을 치고 아이의 탄생을 감사하는 뜻에서 밥과 생미역을 얹어 삼신할머니를 위한 상을 차려 아기의 머리맡에 두고 빈다. 백일과 돌이 되면 형편이 되는 집에서는 잔치를 했다.
3. 오늘날 변화된 모습
농경 사회를 바탕으로 내려오던 출생의례는 1960년대까지 큰 차이 없이 이어져 왔으나 병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일반화 되면서 아이의 출산도 이후에는 병원에서 하게되었다.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병원에서 아이를 낳아 집에 데리고 오면 금줄을 치는 사람들이 있었으나 근래에는 금줄을 치는 집은 거의 볼 수 없다. 오늘날도 아이가 생기지 않아서 임신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전통적으로 전승되어 온 기자신앙에 바탕을 두어 기원하는 사람도 있으나 그전처럼 일반적이지는 않다. 오늘날 백일잔치는 많이 하지 않지만 돌잔치는 한다. 1990년대 이전에만 하더라도 집에서 돌잔치를 많이 하였으나 이후에는 음식점 등을 이용하여 하는 경향이 일반적이다.
[혼례]
가평읍 금대리와 복장리, 북면 도대리와 제령리, 상면 태봉리 등지에서 조사한 193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의 혼례 사례와 오늘날의 경향을 비교하여 가평 지역의 혼례를 개설하면 다음과 같다.
1. 결혼 연령과 예식
가평 지역의 여성들은 한국전쟁 이전만 하더라도 조혼으로 10대에 결혼을 하였다. 중매로 혼담이 오갔으나 신랑과 신부는 혼례 전에 서로 얼굴도 보지 못했다. 부모님의 의사에 의해 혼례가 정해지면 신랑집에서 함속에 신부가 입을 옷감을 보내는데 이것은 신랑집에서 보내는 혼수품으로 저고리감, 치마감이 전부였다. 혼례식은 주로 신부집 마당에서 행하였다. 마당에 초례청을 설치하고 신랑 일행이 오면 전안례, 교배례, 합근례를 통해 전통 혼례식의 예식에 맞추어 혼례를 치룬다. 사정에 따라 초례를 행한 후 하룻밤을 묵고 시댁으로 가는 경우도 있고 당일 가는 경우도 조사된다. 시댁으로 갈 때는 가마를 타고 갔으며 신부가 시댁에 드리는 선물도 신랑과 시부모가 입을 옷감 정도가 전부였다. 그나마 그것도 못해 드리는 집도 있었다. 신부집에서 전통 혼례식의 형식대로 초례를 치루는 풍속은 1970년대까지 대부분의 농가에서 행해졌으나 이후에는 예식장 결혼식으로 바뀐다. 혼례를 하는 나이도 조혼에서 점차 만혼으로 변모하였다.
2. 혼수품
혼수품은 점차 많아져 옷감이 전부였던 한국전쟁 이전과 달리 1950년대에서 1960년대에는 은반지, 1970년대 이후부터는 금반지가 추가되었으며 근래에는 반지, 팔찌, 목걸이, 귀걸이를 세트로 하는 경향으로 바뀌었다. 신부가 시집을 올 때 가지고 오는 혼수품도 많이 늘었다.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는 농가에서도 약혼식을 하는 풍속이 유행하였으나 근래에는 약혼식을 생략하고 결혼식을 곧바로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3. 신혼여행과 상견례
1980년대 이후에는 신혼여행이라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4. 상견례
1960년대만 하더라도 서로 얼굴을 보지 못하고 결혼을 하였으나 1970년대부터는 맞선을 보게 되고 1980년대에는 맞선을 본 후 서로 연애 기간을 가지는 풍조가 생기고 혼담이 오가면 양가 부모가 합석하는 ‘상견례’라는 풍습이 생겨나게 되었다. 물론 이러한 풍속은 집안의 경제력이나 개인의 취향 등에 따라 그 편차는 있으나 대개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평 농가의 경우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상례]
가평 지역의 상례는 유교식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상면 태봉리, 북면 도대리, 북면 제령리 등지에서 행해져온 전통적인 방식과 오늘날의 경향을 아울러서 가평 지역 상례를 개설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1. 임종 직후
임종이 되면 시신을 칠성판에 안치하고 손발을 묶어서 고정시킨 후 사자상을 차려 대문가에 둔다. 그리고 고인의 적삼으로 초혼을 하고 지붕에 던진다. 이렇게 초혼을 마치면 주민들은 호상을 정하고 수의, 상복, 관 등 필요한 물품을 준비하고 부고를 돌린다.
2. 임종 다음날
다음날 습(襲)과 염(斂)을 하고 상주들은 상복으로 갈아입고 성복제를 지낸 후 조문객을 받는다. 성복제는 고인이 죽은 후 처음으로 지내는 제사이므로 떡을 하고 잘 차려서 올린다.
3. 출상
출상일이 되면 운구를 상여에 옮기고 발인제를 지낸 후 장지로 향한다. 산역을 하는 사람들은 미리 가서 준비를 한다. 장지에 도착하면 한쪽에 빈소를 차려놓고 하관시를 기다린다. 하관시가 되면 하관을 하고 회닫이를 한 후 묘역을 조성한다. 묘의 봉우리가 만들어지면 평토제를 지내고 상주 일행은 하산하여 집에서 초우제를 지낸다.
4. 삼우제와 그 이후
삼우제가 되면 집에서 제를 지낸 후 산소에 가서 인사를 하고 묘역을 둘러본 후 돌아온다. 1년째 기일이 되면 소상, 2년째 기일이 되면 대상을 지내고 이후 탈상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상장례 방식이 오늘날 많이 변모하였다. 집에서 상례를 치루던 과거와 달리 근래에는 장례식장을 이용한다. 따라서 주민 모두 일손을 돕던 촌락 공동체 공동의 행사였던 장례가 이제는 문상을 하고 부조금만 전달하면 되는 형식을 바뀌었으며 상여를 대신하여 영구차가 이용되고 있으며 탈상 기간도 짧아져 과거와 같이 장기간 빈소를 차려놓는 집도 드물다.
[제례]
1. 제례의 유형
가평 지역 가정에서 지내는 유교식 제례는 고인의 기일에 지내는 기제사, 명절에 지내는 차례, 5대조 이상의 조상께 절기 때 지내는 시제, 국가에 공이 있거나 사회적으로 명망이 있어 불천위로 모셔지는 분에 대한 불천위제(不遷位祭)가 있다. 기독교인이 아닌 경우에 대부분의 주민들은 제례를 지내고 있다.
2. 제례의 실태
차례는 오늘날 설과 추석에만 행해지고 있으며 시제는 음력 10월에 집안마다 날짜를 정하여 행해지고 있다. 가평 지역에서는 태봉리 연안 이씨 판사공파 집안에서 이정구, 이일상, 이천보, 이시수 등 4위(位)에 대한 불천위제가 행해지고 있다. 제사일이 되면 주민들은 가평장에서 고기, 생선, 과일, 술 등을 구입하며 나물과 채소는 산에서 직접 캐온 것이나 텃밭에서 재배한 것을 사용한다. 한복이 일상복으로 자리잡았던 196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제례를 지낼 때 한복을 입었으나 그후 점차 양복이 늘어났으며 오늘날 일반 가정에서는 양복을 많이 입는다. 원래 기제사는 돌아가신 날 중 가장 빠른 0시에 지내는 것이 원칙이었으나 오늘날은 저녁에 많이 지낸다.
[마을신앙과 가신신앙 ]
1. 마을신앙
가평 지역의 마을 공동체의 신앙으로는 산신제가 많이 행해지고 있다. 산이 많은 이 지역의 특성과도 관련이 있다. 신격은 주로 산신이며 당집이 있는 경우도 있으나 신목으로 모셔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제일은 음력 9월이 많다. 제를 지내기 위해서는 당주, 축관, 제관을 미리 선정하는데 생기복덕을 보아 깨끗한 사람으로 선정하며 당주집에서 음식을 준비하며 당주집 대문에는 금줄을 친다. 제례 절차는 진설 후 잔을 올리고 절하고 축문을 읽고 절하고 소지를 올리는 고사식으로 행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물은 소나 돼지고기, 떡, 과일, 술, 포 등을 올린다. 오늘날 가평읍의 금대리·읍내리, 설악면의 송산리·방일리·선촌리·가일리·창의리·미사리·위곡리, 청평면의 청평리, 상면의 행현리, 북면의 제령리·화악리·적목리 등 많은 마을에서 동제가 행해지고 있다.
2. 가신신앙
가신신앙을 보면 가신으로 성주, 제석, 칠성, 터주, 조왕 등이 모셔지며 고사 때는 문, 우물 등에도 고사 음식을 가져다 놓는다. 제물로는 팥시루, 백설기, 정화수, 막걸리, 통북어, 돼지고기 등이 올려지며 고사는 주로 음력 시월에 많이 행해진다. 음력 시월 외에도 가정에 따라 수시로 행해지는 경우도 있다. 197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가정에서 고사를 지냈으나 그 수가 점차 줄어 들어 오늘날은 마을마다 몇 집에서만 지내고 있다.
[세시풍속과 놀이]
세시풍속은 매년 절기가 되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민속이다. 태봉리, 제령리, 도대리, 금대리, 복장리, 화악리 등지의 사례를 통해 이 지역의 세시풍속을 개설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그러나 여기서 소개하는 세시풍속은 마을 노인들의 기억 속에 있는 세시풍속이다. 그들이 젊었을 때를 구술로 전해 들어 소개한 것이므로 오늘날은 이중에 많은 것이 행해지지 않고 있다. 명절에 지내는 차례나 성묘, 세배, 입춘축, 오곡밥, 귀밝이술, 부럼, 시제 등 일부만 오늘날도 전승되고 있다.
1. 정월 세시풍속
1월 설날에는 떡국을 올려서 차례를 지내고 성묘, 세배, 설빔, 복조리 달기 등의 풍속이 행해진다. 입춘에는 입춘축 붙이기 등이 행해지며 과거 보리농사를 지을 때는 보리뿌리점을 보는 풍속이 있었다. 정초에는 고사반이라고 하여 풍물을 치면서 마을 가가호호를 도는 풍속도 있었으나 근래에는 노년층의 기억 속에만 남게 되었다. 지금도 정초 때 삼재가 든 사람들은 삼재풀이를 한다. 대보름 전 14일에는 잡곡밥 먹기, 아홉 번 행동하기, 모깃불 피우기 등의 풍속이 있었으나 근래에는 잡곡밥 먹기 외에 다른 풍속은 행해지지 않고 있다. 대보름인 15일에는 용알뜨기, 귀밝이술 마시기, 부럼 깨물기, 아홉 번 행동하기, 김치 훔쳐 먹기, 더위팔기, 달집 태우기, 달맞이, 보름달 보고 풍흉 점치기, 약식 먹기, 제웅치기, 새쫓기, 복쌈 먹기, 밥 얻어 먹기, 이 닦기, 엿 먹기, 목화점 보기, 별점 보기 등의 풍속이 행해졌다. 정월 중 귀신날에는 지푸라기 대가리 12개를 만들어 우물, 외양간, 돼지우리에 걸어놓고 대문에 채를 걸어놓는다. 또한 대추나무 시집보내기, 농사점 보기 등의 풍속이 행해진다. 2월 초하루에는 노래기 없애기, 주둥이 지지기, 콩 볶아 먹기, 나이떡 먹기 등의 풍속이 있으며 이날은 농군 명일이라고 하여 하루 쉬게 한다.
2. 세시풍속[2~12월]
2월 중에는 좀생이점보기 등의 풍속이 있다. 3월 삼짇날에는 먼저 보는 짐승으로 신수점치기 등의 풍속이 있다. 한식에는 차례를 지내는 집도 있고 묘를 둘러보고 사초, 성묘도 이날 한다. 4월 초파일에는 절에 간다. 5월 단오에는 약쑥 베기, 창포 삶은 물에 머리 감기, 수리취떡 먹기 등의 풍속이 있다. 6월에는 복날 풍속이 있고 여자들은 봉선화에 물을 들인다. 7월 칠석에는 병충해 방지를 위해 논밭에 가서 밀떡을 부쳐먹는 풍속이 있다. 7월 중에 김매기를 마치면 호미씻이라고 하여 하루 음식을 먹으며 논다. 8월 추석에는 송편을 하여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가며 달맞이를 한다. 10월에는 가을고사를 지내고 시제를 지내며 김장을 한다. 11월 동지에는 팥죽을 쑤어먹는다. 12월 그믐에는 어른들에게 묵은세배를 한다. 윤달에는 연로한 어른이 있는 집에서는 수의를 장만하고 가옥 수리나 이장 등도 탈이 없는 이 달에 한다.
3. 민속놀이
정월에는 윷놀이, 투전, 널뛰기, 연날리기, 쥐불놀이 등이 행해지며 3월에는 풀피리 불기, 화전놀이가 행해지며 5월 단오에는 그네를 뛴다. 6월에는 물놀이를 하고 7월 백중에는 씨름대회가 열린다. 8월 추석에는 윷놀이, 풍물놀이가 행해지며 9월에는 단풍놀이를 간다.
[의·식·주생활]
1. 의생활
가평 사람들의 의생활은 스스로 옷감을 생산하여 옷을 지어 입던 시기, 스스로 생산하거나 광목과 같은 공장제 옷감을 구입하여 지어 입던 시기, 공장에서 만든 옷을 구입하여 입는 시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930년대까지는 자가 생산하여 지어 입었으며 194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는 옷감을 스스로 생산하거나 구입하는 경우도 혼합되었다. 1970년대부터는 대부분 시장에서 구입해서 입는다. 과거 스스로 옷감을 생산할 때는 삼을 재배하여 길쌈을 하여 삼베옷을 지어 입었으며 누에를 키워서 명주옷을 지어입기도 했다. 과거에는 한복이 일상복이었으나 1970년대 이후 서양복이 일상복이 되면서 한복은 오늘날 명절이나 결혼식 등 특별한 날에만 입는 의례복으로 변모하였다.
2. 식생활
산지가 많고 평야가 적은 가평에서는 일찍부터 일상음식으로 호밀밥, 멧수수밥, 조밥, 좁쌀죽, 옥수수밥, 옥수수죽, 콩탕, 콩죽 등을 먹었다. 화전민들은 도토리밥이나 감자찜, 감자밥, 옥수수찜도 주식으로 먹었다. 먹을 것이 없으면 굶다가 맨 나물에 소금을 넣고 먹기도 했다. 산에는 머루, 다래, 송이버섯, 능이버섯, 노루궁뎅이버섯, 밤버섯, 청버섯, 싸리버섯, 참나물, 모시대, 칼나물, 홑잎, 원추리, 쑥, 묘취, 가주대기, 물거리당, 버두쟁이, 미나리싹, 산추리싹, 수리취, 지장보살, 싸리중산이, 잔대뿌리, 고비, 고사리, 질경이 등이 있어 이것을 채취하여 무쳐 먹거나 국을 끓여 먹었기도 하였다. 1970년대에 조생종인 통일벼가 재배되어 소출이 많이 나게 되면서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가평 지역에서도 이 시기부터는 쌀밥을 주식으로 먹게 되었다. 오늘날은 닭볶음탕, 김찌찌개, 된장찌개, 미역국 등 여느 지역에서도 볼 수 있는 음식들이 식단에 많이 오르고 있다.
3. 주생활
가평 지역에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고가들도 한국전쟁 이후에 만들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한국전쟁 당시 폭격이 심해 대부분이 주택이 파괴되었다. 하지만 한국전쟁 이후에 다시 지은 집이라고 해도 기본적인 형태는 이전에 살던 민가의 형태를 유지하여 이 지역 주택의 특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주택의 형태는 ‘ㄱ’자 형태가 기본으로 나타나며 형편이 나은 집은 ‘ㅁ’자 형태도 보인다. 산촌이 두드러지게 형성된 북면 일대에는 화전민들이 거주하던 통나무로 만든 ‘돗치장’ 집이 보인다. 1970년대 초에 화전이 사라지면서부터 돗치장집이 대부분 사라졌으나 지금도 몇 채가 남아있다. 가평읍이나 청평면 등 가평군에서도 남부 지역에는 돗치장집의 흔적을 찾기 어렵다. 이 지역은 평야가 많아 돗치장집보다는 일반적인 민가가 형성되었다. 1980년대 이후에는 지역 전통의 민가의 형식이 아닌 양옥이 들어서기 시작하였다. 주민들은 집을 개조하여 입식 부엌과 화장실을 넣고 화목이 아닌 기름 보일러로 난방을 하는 구조로 바꾸는 것이 일반화되었으며 양옥으로 신축을 하는 집도 시대가 내려오면서 점차 늘어났다.